여행하면 역시나 먹방 여행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짐을 풀고 토요코인 부산 해운대점을 나와 길을 건너면 바로 해운대 해수욕장이기 때문에 바다를 보며 걸어가기로 했어요. 분위기가 좋은 곳을 검색하여 찾아갔는데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가는 곳마다 자리가 가득했어요. 어떤 곳은 한두 군데 비어 있는 곳도 있었지만 먹을만한 것이 맘에 안 들어 그냥 나오고 결국은 해운대 끝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와서 한 곳에 자리를 잡았는데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북적이는 몇 군데 야외 맥주 바를 관찰한 다음 메뉴가 마음에 든다고 생각한 부산 해운대 리리코이로 들어갔어요. 바다를 볼 수 있는 바깥은 이미 만석이어서 홀 안에 자리를 잡았어요. 바깥에 빈자리가 나면 알려주기를 부탁하고요. 메뉴를 훑어본 후 둘 다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고 돼지안심과 닭고기 중에 닭고기 타코를 주문하고 서로 바라보며 웃었어요. 맥주 바에 온 것 자체가 다이어트와는 먼 이야기인데 하면서 말이죠. 뒤이어 새우튀김과 후렌치 프라이를 주문했어요.
시나몬을 좋아하고 코젤 맥주를 알기 때문에 흑설탕 시나몬 스타우트와 리리코이 페일 에일 한잔씩 주문했어요. 주문이 끝나고 바깥을 보니 밤이 무르익을수록 분위기도 업되어 사람들도 모두 행복하게 웃으며 여름 바다를 즐기고 있었어요. 주문한 맥주가 나와서 한 모금씩 맛보았는데 달콤한 흑설탕이 살짝 뿌려진 스타우트는 언젠가 옆 가게에서 마셨던 코젤 맥주보다 더 맛있었어요. 페일 에일은 열대과일 풍미가 느껴지는 수제 맥주라고 쓰여있었는데 역시나 제 입맛에는 수제 맥주보다는 흑설탕 시나몬 스타우트가 단연코 엄지 척이었답니다. 소원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어요. 소원까지는 아니어도 이게 뭐라고 소원이라고 쓰나 싶지만 혼자 하는 분위기와는 또 다르지 않겠어요.
막내가 먹고 싶었던 타코는 이국적인 향기가 있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맛이었지만 오랜만에 맥주와 먹으니 향도 무너뜨릴 만큼 맛있었어요. 새우튀김과 후렌치 프라이가 나왔을 때 바삭한 튀김을 몇 년 만에 맛보는 것인지 다이어트한다고 밀가루와 튀김을 멀리한 사람 맞나 싶을 정도였어요. 둘 다 여행 중에는 망가지기로 했으니 마음 놓고 먹어보기로 해서 그런지 후렌치 프라이마저 정말 둘이 먹다가 하나가 가도 모를 맛이었어요.
맥주 한잔을 더 주문한 리리코이 호가든 로제 병맥주를 본 순간 얼마나 웃었는지 지금도 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막내가 주문한 병맥주 호가든 로제는 크기가 한 뼘도 안 되는 사이즈였어요. 따라 마시라고 나온 컵보다 작은 것 같은 사이즈를 보고 순간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답니다. 병맥주 하면 보통 카* 오*맥주처럼 사이즈가 그 정도는 되겠지 하고 주문했는데 세상에나 한 뼘도 안 되는 병맥주가 나오다니. 얼마나 귀엽고 웃기던지요. 둘이 검색시간으로 들어갔어요. 인터넷에서는 판매가 잘 없는 맥주였어요. 수입맥주 파는 몇 군데만 검색이 되었어요. 250ml 한 병에 8,000원 사악한 가격이지만 맛은 굿이었답니다.
부산 리리코이: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 298번 길 24 팔레드시즈 1-1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