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티브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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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회를 개운하지 않게 먹고 삼척해변을 산책하기로 했어요. 햇볕이 뜨거웠지만 파라솔을 치고 해수욕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도 있으니 양산 대신 검은 우산 하나를 챙겨 들고 여름 바닷가를 맛보기로 했답니다. 또 다른 목표는 빙수를 먹기 위해서였는데요. 모양이 심상치 않은 빙수였어요. 이건 또 무슨 맛일까 궁금해서 조금 전 물회와 해물파전을 먹었지만 입가심으로 빙수를 선택했고 그냥 가면 못 먹을 것 같은 예감에 만장일치로 빙수 선택에 동의를 했어요.

해변을 걷다가 지나쳐서 다시 되돌아왔는데요. 간판이 영어로 되어있고 주위에 커다란 음식점과 앞에 세워진 차들로 생각 없이 걷다가는 지나치기 좋겠더라고요. 외관은 외쿡에 온 느낌으로 약간 하와이 풍이 나는 예쁜 인테리어였어요. 밖이 너무 더워 안에 자리를 하려고 했더니 이미 좌석이 다 차서 빈자리가 없었어요. 삼척곰치빙수와 아메리카노 한잔, 얼그레이 쿠기와 오트밀 쿠키 하나씩 주문하고 바깥에 자리를 했어요. 미니 선풍기가 테이블마다 하나씩 올려져 있었지만 뜨거운 해변을 걷다가 막 멈춘 열기를 식혀주기엔 미약했어요. 그래도 간간이 바람이 불어와 앉아 있을 만했답니다.

 

카페 안을 둘러보면서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고 앉아있는 사람들을 피해 사진을 찍었는데요. 예쁜 바구니와 커피잔과 유리잔과 텀블러들이 진열되어 있고 비치의자 등이 세워져 있는 게 보였어요. 별 뜻 없이 인테리어 효과를 주기 위함인가 보다 했는데 한쪽 벽면에 걸어놓은 메뉴판에 피크닉 세트 대여라고 쓰인 게 보였어요.

 

한 번쯤 바닷가를 배경으로 친구와 연인과 동생과 둘이서 피크닉 세트를 빌려 폼 잡고 화보처럼 사진을 찍으며 여유를 부려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피크닉 키키에서는 아마도 가능한 일일 것 같아요. 커피와 음료와 베이킹 등 모든 것이 세팅이 바로 되니까요. 돈만 있으면 안 되는 게 없는 세상이지만 이렇게 정성스러운 준비는 돈으로만 살 수 없는 것 같습니다.

10여분 기다려야 한다고 했기에 사방을 둘러보고 또 열심히 사진도 찍고 기다리다가 마침 안에 자리가 비어 안으로 들어갔어요. 자리가 나면 들어와도 되냐고 사전에 말을 해놓았었지요. 천국이 따로 없다 싶었어요. 안으로 들어와서 앉은 지 얼마 안 되어 빙수가 나왔어요. 요즘은 진동벨을 사용하여 손님이 가져가게 하는 카페가 대부분인데 일일이 자리에 가져다주었어요. 먹는 방법을 설명을 해 주셨는데요. 빙수를 떠먹다가 아이스크림과 섞어 먹어도 되고 쵸코 시럽은 원하는 사람만 따라서 먹으면 된다는 자세한 설명이었어요. 사실은 딴짓하느라 못 듣고 동생이 열심히 들었네요.

 

이런 빙수 처음이야!! 팥이 얹힌 팥빙수만 먹던 1인은 눈이 휘둥그레 해 졌습니다.. 세상을 너무 좁은 시선 안에 가둬놓고 살았구나를 삼척곰치빙수를 보고 깨닫게 되다니요. 세상은 넓고 먹을 건 많다는 진리 중에 진리를 알고 갑니다. 물회에 밥 말아먹고 해물파전까지 먹은 분도 괜찮다며 수저를 놓지 않았으니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빙수입니다.

 

삼척곰치빙수 중에 반반 빙수를 주문했었는데요. 콩가루와 흑임자가루가 위에 뿌려져 있어요. 무서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곰치의 배를 가르면 머리 쪽으로 팥이 있고요. 배 쪽에는 인절미와 해바라기씨 쵸코가 들어있답니다. 우유빙수라서 입에 살살 녹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빙수는 빨리 녹기 때문에 얼른 먹어야 하는데 이렇게 입에서 까지 살살 녹으면 어떻게 먹어야 될까요. 삼척곰치빙수는 양이 많아 4명이 먹어도 충분한 양이었어요. 물회를 먹고 온 사람들 맞나 싶을 정도로 정말 돈이 아깝지 않은 가격에 비주얼과 맛이 있는 빙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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