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센스 승인을 받았다. 그런데 기쁘지 않다. 누구는 그 승인을 받지못해 안달하거나 블로그는 물론 유튜브 여기저기에서 지금이 적기이다 라고 알려주고 난리법석이다. 그런데 아무 느낌이 없다. 아니 오히려 걱정이 앞선다. 지금까지는 틀에 맞추어 칸수 채우기를 하는 것처럼 차곡차곡 채워갔는데 갑자기 승인을 받고보니 나태해진 것일까. 해야할 일을 잊어버린듯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무얼 해야되는지, 무슨글을 써야되는지,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기를 몇일째인지 모른다. 그냥 갑자기 머리속이 텅 비어 버린 느낌이다. 아무글이나 써보려고 공간을 열었지만 손가락은 물론 아무것도 움직여지지 않는다. 하루가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고나니 불안하기 까지 하다. 내가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무엇을 쓰려고 했는지 조차 떠오르지 않는다. 분명 할일이 있었고 쓸말이 있었는데 몇번 시도를 해보았지만 전혀 움직여지지 않는다. 생각도 마음도 손가락도..뭔가 끄집어 내보려고 애쓰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생각이 이대로 굳어버린것일까. 아 답답하다. 답답하다는 것은 할말이 있다는 것인데 왜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 것일까. 갑자기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아무생각 없다가 생각을 하니 머리가 아픈 것일까. 터질것 같다. 폭발할 것 같다. 글쓰기 뿐만 아니라 모든것에 손을 놓은지 몇일째이다. 한가지가 막혀버리니 다른 줄기까지 막혀버렸다. 어디를 건드려야 그 물줄기가 터질것인지 숨이 막힐 정도로 답답하다. 컴퓨터를 붙잡고 하는 일이라고는 멍하니 바라보는 일 뿐이다. 기역 니은도 모르는 사람이 무슨말을 하려고, 누군가에게 편지를 써보려고, 억울한 사연을 쏟아내 보려고 하는 것 마냥 막막하고 가슴을 방망이로 쳐보고 싶고, 그야말로 흰 바탕만 눈 앞을 어지러이 만들고 있다. 깊은 한숨이 나온다. 진짜로 가슴을 쳐본다. 체기가 있는 듯 아프다. 잘 안먹던 찬물도 벌컥 들이켜 본다. 그래도 꽉 막힌 가슴은 뚫리지 않는다. 바람을 좀 쐬고 오면 나아지려나. 애꿎은 쓰레기통만 뒤적이며 들고 나가본다. 길건너 검은 그림자위로 연기가 피워 오른다. 한모금 후~!!하고 내뿜는 모습이 부럽다. 이럴때 연기 한모금이 깊은 한숨보다 위로가 되고 위안이 되려나 궁금하다. 바람이 차다. 조금 걸어보았다. 어둡다고 오래 버티지 못하고 금새 안으로 들어와 버렸다. 좁은 공간에 흰 바탕이 왜 그리 크게 보이는지 더 아득히 멀어보인다. 자판에 손을 올려놓고 호흡을 멈췄다. 이럴때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독서를 안한지도 한참되었다. 한권을 붙들고 씨름하고 있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무엇이 이렇게 부담스러운 짐을 엊어주고 있는 것일까. 다시 한번 마음을 비워보자. 머리를 비우지 말고 마음을 비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