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티브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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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병원에 갔었다. 애초에 그런 부탁을 하는 게 아니었다./ 그날의 일을 생각하면 지금까지 마음이 불편하고 자존심이 상한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 되냐는 말에 아무 말도 못 했다. 꼭 그렇게까지... 나도 잘 모르겠다. 이게 맞는 일인지. 동생들이 보기에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하나님의 은혜로 이렇게 좋아졌는데 기도하라고 했다. 오늘 있었던 기분을 모두 털어놓고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길을 알려달라고 기도하라고 했다. 기도.. 내 기도는 다른 곳에 있었다. 매일 하는 기도는 하나님에 대한 기도가 아니었다. 솔직히 말해 갈 때마다  가기 전까지 아무 생각이 없다가 가기 전날 아니 가면서 잠깐 기도를 할 뿐이었다.

 

감사의 기도

 

그것이 진정으로 하나님을 만나러 간다고 할 수있는 것인지,끌려가는 듯한 발걸음으로 믿음이라는 것을 아직 받아들일 수가 없다. 좋아진 거는 좋아진 거다.병원에 있을 때 병원을 나와서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했고 상상했다. 그것이 나의 기도였다. 간절한 나의 기도였다. 그렇다면 누구의 기도가 맞았을까. 하나님의 기도는 동생이, 목사님이 그 이후에 하신 것이라고 생각한다.;이런 말을;하면 아마도 동생은 못 받아들였을 것이다. 금식을 하면서까지 기도를 하셨다고 하니 더더욱 말이다.

 

집에 오는 내내 기분이 나아지지 않았다. 딸이 마중을 나왔는데 참았던 말들을 봇물처럼 쏟아냈다. 내 마음 충분히 이해가 간다고 했다. 하지만 그건 남이니까 그렇게 얘기하는 거라고 한다. 이모가 엄마 인생 대신 살아주는 게 아니잖냐고 한다. 엄마는 이모들처럼 살게 하고 싶지 않단다. 열심히 살아가는 동생들이 볼 때는 한심하게 여길 수 밖에 없는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다.

 

모멸감이라는 것은 바로 이런것이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병원에 갈 때마다 했던 말들. 왜 다해주냐고.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의지가 약하고 끈기도 없고 야무지지 못하고 생각도 짧다. 나잇값이라는 게 있는데 지금까지 살아왔지만 제대로 나잇값을 한 적이 몇 번이나 되던가. 이것이 남의 인생이라고까지 생각될 수밖에 없다.

 

오늘 일요일이다. 교회가는 날이다. 다른 날 같으면 올라올 건지 카톡이 왔을 텐데 아무 말이 없다. 하루종일 신경이 쓰인다. 속으로는 가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지만 말이다. 캔버스 무드등 때문에 통화한 이야기를 들었는지 저희들끼리 무슨 얘기가 오갔으리라. 이미 병원에 간다고 했을 때 얘기했을 것이다. 다녀온 얘기도 했을 것이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지역 특유의 기질을 또 한 번 느낀다. 양면성을 느꼈다. 아무튼 이 불편함이 하루빨리 해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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