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관리는 고사하고 한 시간의 관리도 못하고 살고 있습니다. 한 시간이 모여서 하루가 되고 하루가 모여서 일주일, 한 달, 일 년이 된다고 하는데 정작 중요한 한 시간을 관리 못하고 흘려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흘려보내고 있는지조차 깨닫지 못한 채 흘려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이지성 작가의 '하루 관리'라는 책 제목을 보는 순간 드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렇잖아도 요즘 괜한 허송세월로 보내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지 않았는데 '하루 관리' 책 제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루 관리'란 무엇인가? '하루 관리'는 어떻게 하는 것인가? 뭐 이런 내용의 글인가 싶었습니다. 책을 읽으면 조금은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마음 다잡아 하루를 보람 있게 보내고자 하는 일말의 기대도 조금은 갖고 책을 펼쳤습니다. '하루 관리'는 시간관리, 하루 관리, 인생 관리 이렇게 세 분류로 나뉘어 있습니다.
시간관리
그러나 책을 펼쳐 몇 페이지 넘기자 주인공이 한시간이 아닌 10분, 겨우 10분 때문에 상사에게 핀잔을 얻어맞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에 주인공은 겨우 10분이라고 투덜 거립니다. "10분 정도야 그냥 앉아 있어도 지나가고, 커피를 마셔도 지나가고, 휴대폰을 만져도 지나가는 그 시간이 10분"이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한 시간이 아닌 10분 관리도 안되고 있는 터였던 것입니다. 10분이 모여, 아니 엄밀히 따지면 1분이 되겠죠. 그 1분이 모여 10분이 되고, 10분이 모여 한 시간이 되는 것입니다.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나에게 하는 잔소리 같았습니다.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쉽게 먹고 싶어 하는 이들은 많았지만, 그것을 위해 땅을 갈고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잡초를 뽑고 거름을 주며 자기 훈련의 시간을 견뎌낼 각오가 돼 있는 사람은 적었다"는 말이 가슴에 콕 팍힙니다. 호기롭게 시작한 일들은 모두 성공을 전제하에 금방이라도 손에 쥘 것처럼 달려들었습니다. 그리곤 서서히 손을 놓고 왜 안되지? 왜 나만 뒤쳐지고 못하는 거지? 하고 투덜거렸습니다. 위에 말처럼 씨를 뿌렸으면 물을 주고 잡초도 뽑고 거름도 주는, 그야말로 자기 훈련의 과정은 전혀 거치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는 커다란 열매가 맺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또 한가지 가슴에 콕 박히는 글 하나가 있습니다. "중요한 건 잠을 몇 시간 자느냐가 아니에요. 진정으로 중요한 건 절심 함이죠. 목표를 반드시 이루고 말겠다는 의지가 매일 새벽마다 눈을 번쩍 뜨게 만드니까요. 하지만 할 거 다 하고, 만날 사람 다 만나고, 마실 술 다 마시고, 흥청망청 시간을 물쓰듯 쓰면서 삶이 달라질 거라고 믿는다면 제가 해줄 수 있는 말은 더 이상 없어요." 주인공뿐만 아니라 내 삶도 그대로 옮겨놓은 것과 같았습니다. 해야 할 일들은 잔뜩인데, 하루하루 일기를 미루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말 필요하고 해야 할 일은 내팽개쳐 놓고 덩달아 캠핑을 다녀오지 않나, 여기저기 안 가도 될 곳까지 다니느라 길에 시간을 얼마나 뿌리고 다녔는지 모릅니다. 마음 한구석이 아니라 마음 전체가 불편해하면서 시간을 허비하고 다녔습니다. 목표가 뚜렷하지 않아서 일까요? 절실함이 없어서 일까요? 모두 포함하고도 모자라 의지가 약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옆에서 채찍질해주는 이가 없이 혼자서 헤쳐나가려니 자꾸만 무너지고 쓰러지게 됩니다. 물론 이것은 핑계를 대는 것입니다.
하루 관리
주인공에게 1초의 소중함을 알려줍니다. 실행하도록 미션도 줍니다. 1초! 1초 동안에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예전에 기차를 예매해놓고 1분을 남겨두고 그야말로 마라톤선수보다 더 죽을 힘을 다해 달려 겨우 기차에 몸을 실을 수 있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1분이라면 할게 많을 것 같습니다만, 째깍!하고 지나가는 1초 동안에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책을 덮고 시계만 쳐다보게 되네요. 째깍 째깍 하고 눈도 깜짝하기전에 1초씩 지나가는 소리만 들립니다. 주인공도 아침에 눈을 떠서 1초동안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습니다. 아 그런데 1초! 1초에 여러 가지 일을 하라는 의미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게으름을 막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1초면 할 수 있는 일을 3초, 1분, 심지어 10분 동안 안 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바로 1초를 3초처럼, 1분을 3분처럼 쓰면서 시간관리를 하라는 의미였습니다. 그리고 하루 관리 플래너를 작성해야 하는 이유와 "스마트폰에 미래를 팔지 마세요. 좀 더 자신을 위해, 세상을 위해 유익한 시간을 보내네요"라는 의미 있는 말을 던집니다. 그러고 보니 문득 며칠 전까지 쓰다만 플래너가 생각이 났습니다.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 하루하루 미루다 보니 어느새 며칠이 훅 하고 지나고 말았습니다. 저 역시 하루 관리는 바로 하루 플래너에 있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인생 관리
한 권의 책을 만났습니다. 주인공처럼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한 권을 겨우 읽었을 뿐인데 신세계를 만난것 마냥, 생각이 갑자기 말할 수 없을 만큼 커진것 같고 금방이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마인드마저 바뀌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추천하는 100권을 읽으면 내 인생을 송두리째 금방이라도 바꿀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하루에 한권을 목표로 열심히 읽었습니다. 어느 날은 세 권까지 읽어보았습니다. 사람이 마음을 먹고 시작하면 못할 것도 없겠구나를 그때 느꼈습니다. 매일 도서관에 가고 빌릴 수 있는 한도까지 책을 빌려오곤 했습니다. 그렇게 읽고 또 읽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읽고 또 읽기만 했습니다. 보이는 대로 읽기만 한 독서였습니다. 그리고는 책을 많이 읽었다고 나만의 자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뿌듯하기까지 했으니까요. 하지만 읽기만 한 독서는 남는 게 없었습니다. 책에 대해 무엇을 얘기하고 싶은데 내용이 전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내 머릿속의 지우개가 된 것처럼 하얀 백지상태가 되어 있곤 했습니다. 정말 창피한 일이었습니다. 누군가 옆에서 책을 100권 넘게 읽었다며? 그런데 왜 그래? 100권의 책을 읽고도 행동과 생각은 전혀 변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누군가는 1000권, 10,000권을 읽고도 모자란다고 하는데 말이죠. '하루 관리'에는 '1년 100권 제대로 읽기' 프로젝트가 나옵니다. 한 글자도 빼먹지 않고 제대로 읽었는데 제대로 읽기라니요? 그렇다면 저는 건성으로 읽었다는 말일까요? 아닙니다. 제대로 읽기에는 바로 단계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1단계는 8권을 읽는다. 두뇌 속에 입체적인 독서 지도를 그리고 셀프 컨설팅을 통해 새로운 자신을 만드는 단계. 2단계는 16권을 읽는다. 나에게 작은 감동을 준 주변 사람을 만나서 인터뷰하는 미션. 3단계는 19권을 읽는다. 내 분야의 전문가들을 찾아가서 배우는 단계. 4단계 역시 19권을 읽는다. 꿈을 현실로 만드는 읽기와 쓰기를 배운다. 5단계도 19권의 책을 읽는다. 내 가슴을 뛰게 한 멘토들을ㄹ 만나 배우는 단계. 마지막 6단계는 남은 19권을ㄹ 읽는다. 그리고 내가 롤모델로 삼고 있는 세 사람을 심층 인터뷰하는 미션.>
단계별 미션 중 첫 번째 '두뇌 속에 입체적인 독서지도 그리기'가 있었습니다. 대형서점을 방문해 책 지도를 그리고, 자신이 읽고 싶은 책과 한 번도 읽어보지 않은 분야의 책을 구입해서 읽고 독서 일지를 쓰는 것'이었습니다. 입체적인 독서?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독서입니다. 그런 독서가 있다는 것도 알지 못했죠. 책을 읽고 한 가지라도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바로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우선 대형서점을 방문해 보았습니다. 분야별로 나뉘어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신경 써본 적인 없습니다. 검색한 후에 번호만 외운 채 더 이상의 생각 없이 가서, 아니면 직원에게 의뢰해서 찾아온 책을 계산하고 나오면 끝이었으니까요. A부터 G까지 빼곡히 쌓여있는 책들을 둘러보고 다시 둘러보고 하기를 여러 번, 그러나 책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어지럽기까지 했습니다. 안 되겠다 싶어 카운타에 가서 책 지도가 없냐고 물어보았습니다. 따로 나와있지는 않고 조그맣게 직원들만 알아보게 프린트한 쪽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우선 이걸 외워? 야 겠다고 마음먹고 사고 싶었던 책만 한 권 찾아들고 나왔습니다. 분야별 책들이 알파벳 어디에 진열되어 있는지 어느 정도는 파악하고 다시 가기로 했습니다.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하루 관리'에는 나의 과거 흔적서, 나의 미래 계획서, 하고 싶은 일.. 등 하루 관리 플래너와 연도별 순자산 증가 목표, 자산현황, 자산 상태표, 현금 흐름표, 일 한도 가계부.. 등 경제관 리플 레너가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부록에 나와 있는 내용을 보니 할 일이 많습니다. 1분 1초를 허투루 쓸 시간이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경제관리 플래너에는 처음 듣는 어려운 용어인 것 같았습니다만 자세하게 설명글이 있어 다시 읽어보니 조금은 이해가 가는 부분들이었습니다. 하루 관리도 중요하지만 경제관리 플래너는 꼭 필요하고 반듯이 실천해야 할 플래너인 것 같습니다. 하루 플래너는 쓰던 다이어리가 있어 그대로 우선 쓰기로 했습니다.
얼마 전 MKTV 김미경 TV에서 "하루를 어떻게 지내면 좋을까?를 보았습니다. "하루 안에 당신의 일생이 담겨있다." 고 얘기했습니다. 책에도 나와 있듯이 "당신은 오늘 어떤 하루를 보냈는가? 그 하루가 당신의 일생을 바꾼다!" 고 말합니다. 모두 "하루"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하루가, 하루 관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겠죠. 내가 지내온 하루를 돌아봅니다. 게으르기 짝이 없는 하루하루였고 지금도 그런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이 습관을 바꾸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요. 마음으로는 하루에 열두 번도 더 일찍일어나기를 실천했고 열두번도 더 동네 한 바퀴라도 걸어보기를, 2리터까지는 아니더라도 물 챙겨 먹기를, 하루 1 포스팅하기를.. 등등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읽기만 한 독서나 생각만 한 실천이나 똑같이 생각에서 그친 것들이었습니다. 하루 관리가 더욱 절실한 시기인 것을 깨닫고 그중 한 가지라도 실천을 하면서 발전해야겠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