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티브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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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청약이 있는 날이었다. 이 통장 저 통장에서 끌어와도 될까 말까 했다. 공사대금은 연락도 없고 고민이 되었다. 피곤해서 잠이 들었다. 깨어보니 마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다른 통장에서 입금을 하려니 폰 교체로 공인인증서가 되지 않았다. 맞는 걸까. 해도 되는 걸까. 믿고 싶었다. 아니 믿었다. 할까 말까 망설이다 늦은 시각에 동생들에게 카톡을 보냈다. 너희들이라도 하라고. 했는지 안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내 소명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돈을 벌었으면 좋겠으니까. 그러다  막바지에 돈을 좀 부쳐 달라고 했다. 다음날 은행 가서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은 후 바로 부쳐주겠다고. 그전에 이미 애기들 봐주러 갔을 때 얘기가 오간 일이다. 이렇게 됐으니 입금 좀 해달라고. 집에 가서 보내주겠노라고 말이다. 그러다 서로 잊어버리고 와버렸다. 

 

시간이 닥쳐서야 조급해진 마음에 전화를 한 것이다. 할까 말까 망설이다 말이다. 바로 좀 보내 달라고. 알았다고 했다. 그리고 조금 후 전화가 왔다. 내일 바로 되는 거 맞냐고. 본인 통장이 아니기 때문에 내일 꼭 넣어야 된다고. 알았다고 얘기했지만 끊고 나니 기분이 무척 안 좋았다. 물어보는 게 당연하다.  혹시나 하고 해 보니 안 되는 줄 알았던 기업통장이 일반 뱅킹으로 되었다. 여기저기 모아 바로 다시 보내주었다. 나를 못 믿는 건지 내가 못 믿게 한 건지. 참 기분이 씁쓸했다. 부모 자식 간에도 돈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할미 노릇도 하고 부모 노릇도 떳떳하게 하는 것이다. 전화를 하고 마음이 안 좋았는지 다시 전화를 했다. 기분 안 좋았냐고. 아니라고 바쁜 일이 있는 척 끊었다. 사실은 기분이 안 좋았다. 

 

푼 돈 나가는 것은 정말 우습다. 푼 돈을 알기도 우습게 안다. 매번 갈 때마다 장을 봤다 주고 부탁한 장보기가 있었어도 돈을 줄 생각도 받을 생각도 없이 흘려버린다. 그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어도 그까짓 거라고 생각한다. 그 정도는 아무렇지 않게 해 준다. 그러나 정작 큰 돈이 필요하면 몸을 사린다. 푼 돈은 있어도 큰 돈은 없다. 샘에 흐려서 그런 걸까. 우리는 서로가 넉넉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 그런 걸까?  옛 말에 내 자식한테 만원 쓰기는 쉬워도 내 부모한테 만원 쓰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 말이 진리다. 그래서 이해도 한다. 내가 넉넉하게 해 준 것이 없는데 무얼 바라겠는가. 그저  둘이 잘살고 있으면 되는 것을.  2022년 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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