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을 가면 빠질 수 없는 게 숯불에 고기 구워 먹는 거 아니겠어요. 오붓하면서 조촐하게 삼겹살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명절이 있어서 마트는 다 문을 닫고 하나로 마트가 있는데 전화를 하니 안 받아서 그냥 가보기로 했습니다. 근처에 정육점이 있으면 사면되겠다 하고요. 작은 동네라 그런지 상점들이 거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딱 한 군데 바로 근덕 정육점이 보였어요. 근처에 꽈배기 파는 곳이 있었는데 줄을 서있어서 이곳도 나름 유명한 동네인가 생각했네요.
안으로 들어가니 가게는 그리 크지 않았는데 젊은 친구가 인사를 밝게 하면서 맞이해 주었어요. 냉장실에 진열되어 있는 고기들도 분홍색을 선명하게 띄고 생생하게 맛있어 보였어요. 삼겹살로 할까 갈매기살로 할까 잠깐 고민하다가 편하게 삼겹살 조금 사기로 했습니다. 삼겹살을 주문하고 나니 잘라줄까요 하는데 생각해보니 숙소에 가위와 집게가 있는지 기억이 안 나는 거예요. 갸우뚱하고 있었더니 먹기 좋게 잘라준다고 친절하게 답해 주네요.
삼겹살을 계산하자뭐라고 코멘트를 하면서 허브솔트를 서비스로 넣어 주었어요. 인상 좋은 분들이라고 했는지 뭐라고 했는지 지금은 기억은 안 나지만 별 게 아닌 말 한마디가 왠지 기분을 좋게 했습니다. 얼마 전 마트에 가서 인상을 굳히고 판매를 하는 직원을 보면 괜스레 마음이 불편하다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그곳을 떠올리니 더욱 친절하게 느껴졌어요.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하는데 고기 사면서도 이렇게 기분이 좋으니 장사에는 친절이 기본이 아닌가 합니다.
숙소에 와서 삼겹살을 구워 먹는데 고기도 너무 맛있었어요. 소고기는 아니지만 육즙이 살아 있다고 해야 되나요. 많이 안 먹겠다고 마음먹고 가서 2만 원 조금 넘게 사온 삼겹살을 남김없이 둘이서 다 먹었답니다. 삼척으로 캠핑 올 때 또 생각날 것 같아요. 하나로 마트도 있지만 이곳 삼겹살이 훨씬 맛있는 것 같아요. 친절하고 맛있는 고기를 파는 덕산해수욕장 근처 근덕 정육점을 소문내지 않을 수가 없네요.